비대면의 시대, 당신은 만나지 않고 계약을 할 수 있을까?

서론

전자계약에서는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에서도 중요시 하고 있는 문서의 무결성과 계약 참여자의 인증, 부인방지와 같은 사회 전반에 필요한 신뢰에 대한 문제와 해결 방법, 그리고 법적 효력 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함께 나오게 됩니다. 본 문서에서는 한국에서 어떻게 하면 ‘전자계약 사용률이 높아질 수 있을지’와 더 나아가서 ‘완전한 비대면으로 계약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살펴보려 합니다.

한국에서는 막강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통용되고 있지만, 유독 계약 분야에서는 종이 기반[종이 계약서를 사용하여 체결하는 계약들]이 높은 신뢰도를 가지며 전자계약은 최근에서야 시작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도큐싸인(Docusign)을 중심으로 부동산 계약처럼 매우 위험도가 높은 계약까지 자유롭게 전자계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서양권의 전통적인 서명 문화[이와 대비되어 동양은 도장을 주로 사용한다.]와 북미지역의 넓은 국토와 같은 환경적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전자계약의 다양한 이점이 적용된다면 한국에서도 빠르게 계약분야에 언택트 바람이 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대면의 시대가 오고 있다!

2020년 6월,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언택트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내가 원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 서울경제, 디트뉴스24, 일요신문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앞당겨진 언택트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의 시대가 앞당겨졌습니다. 이제는 편리함이 아니라 생존과 정부의 정책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비대면은 필수입니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모든 대면 행사를 취소하고 비대면 방식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무기한 개학 연기에 들어가고[2020.06 현재 순차적으로 등교가 재개되고 있다.] 일부 대학교에서는 온라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인터넷) 교육업체는 두 번째 호황기를 맞이했습니다.

사람들은 원래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이용했지만 이제는 모든 식료품을 온라인으로 사기 시작하여 업체는 물품이 없어서 배송 지연을 겪고 있습니다.[물론 한국은 워낙 발달된 인프라와 준비 상태로 빠른 시일 내에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

지금의 언택트 광풍은 편리함 때문이 아니라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억지로 언택트 플랫폼을 경험하다 보면 이것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비대면의 편리함에 적응되어(익숙해져) 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계 어느 곳도 한국만큼 비대면에 특화된 곳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빠른 인터넷 회선과 보급률, 막강한 IT 인프라, 스마트폰 앱과 모바일 웹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들, 그리고 좁은 국토를 이점으로 하는 편리한 물류 시스템, 이러한 산업기반은 비대면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일 것입니다.

 

사용자의 준비 상태

대표적으로 비대면 전환율이 높은 곳은 직장이나 학교가 되었습니다. 교육과 노동은 쉽게 중단할 수 없는 필수적인 생산활동이고, 이 때문에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여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다양한 비대면 협업 툴을 사용해 회의하고, 업무를 공유하고, 기록하고, 보여줍니다. 다양한 협업 툴은 우리가 회사에 출근하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수준의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이전부터 사용해왔고 지금도 사용하기에 매우 좋지만 처음 사용해본 사용자, 특히 교수님과 선생님들은 매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방식의 교육이 익숙하지 않고, 수강생의 태도도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은 언제나 편리합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대면 생활에 적응할 것이고, 다만 그 시기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빨라졌을 뿐입니다.

 

전자계약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계약서는 종이’[종이 계약서라는]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온라인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종이 계약서에 작성하고 서명(도장)한 다음 스캔해서 보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만약 중요한 계약이라면 더욱 보수적인 방법을 선택하는데 이경우 종이 계약서 두 개를 출력해 등기 우편을 보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일부 전자계약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고 거의 리스크가 없는 간단한 계약에서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서약서, 동의서와 같이 일방적이고 일대 다수의 서명에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국내에서 전자계약을 사용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외국[외국인]과 거래할 때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이란 행위는 매우 중요합니다. 계약을 잘못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금전적 피해로 발생합니다. 2016년에 야심차게 개발된 정부 주도의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은 사용률이 매우 저조하여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당연한 것이 부동산 계약은 리스크가 너무 크고 사람들은 위험도가 높을수록 보수적인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종이 계약서로 작성하고 공인중개사가 도장 찍고 옛날부터 하던 방법, 검증된 방법으로 계약하고 내 장롱 속에 보관해야 안심합니다.

또한 직장에서도 회사 이름이나 개인 이름으로 직인이나 인감도장을 찍는 일이라면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높은 위험도를 가진 계약에서 전자계약을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부동산 전자계약 서비스는 분명히 편리하다. 하지만 단순히 편리하다고 서비스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란 단적인 예이다. / 한국감정원, 동아닷컴

 

우리가 계약을 할 때 고려 사항

전자계약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가 계약이란 행위를 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는지,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크게 5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출처: 내부 자료

 

계약의 필요성 확인

첫 번째로 사람들은 계약서가 필요한지 아닌지부터 구분합니다. 이때 내가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는지, 법적으로 정해진 것인지 등을 인식하게 됩니다. 근로자라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회원가입을 할 때는 입회원서를 작성합니다.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굳이 계약서 작성이 필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을 위한 정보 수집

이제 계약서 작성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러한 정보는 계약을 요청하는 갑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받을 수도 있고, 주변 전문가나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필요할 경우 로펌에게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알맞은 금액을 계약하는 것인가?’입니다.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나 낮은 금액으로 매수나 매도를 하는 경우를 피해야 하고 적절한 계약 금액을 찾아야 합니다.

특정 분야에 따라 이러한 금액 산정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존재합니다.(ex. 중고차 거래 플랫폼, 부동산 중개 플랫폼 등) 또한 이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인한 일방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때 일반 서민이 정보취약계층[정보취약계층은 고가의 법률 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주변에서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기 어려운 서민계층을 설명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약 위험 분석

계약의 위험 분석은 정보 수집의 확장 개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약 사기 피해와 불완전 판매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고, 아무래도 사람들이 전통적인 종이 방식을 선호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중개인을 통해 계약하려는 이유는 아마도 계약 위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계약 위험 분석을 통하여 보수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계약서 작성/본인 인증

위험 분석이 끝나면 실제로 계약서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계약서 작성은 이미 작성된 템플릿을 참고하던가 아니면 이 부분도 비용을 들여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갑에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통하여 협의 후 작성하게 됩니다.

이때 부인방지를 위해 전통적으로 도장이나 지장, 자필서명 등의 방식으로 계약서 본인인증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런 행위는 자신의 권리를 나타내거나 분쟁 발생 시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 보관

마지막으로 작성(체결된) 계약서는 당사자들에 의해 원본이나 사본을 보관하게 됩니다. 계약서는 특별히 계약 분쟁이 발생하거나 권리를 행사하기 전까지는[대부분의 계약서는 채권의 개념이다. 즉, 자신이 어떠한 기간 동안 어떠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지 적어놓은 채권증서이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열람할 일이 별로 없어 대부분 장롱 속이나 캐비닛 속으로 들어가 잠들게 됩니다. 계약서를 다시 꺼내는 상황은 대부분 좋지 않은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계약서는 분실, 망실 혹은 제대로 된 보관 규칙이 없어 실제 열람이 불가능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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